천천히 마이애미의 아침을 맞이하면서 슬슬 동부 여행의 종지부를 찍을 준비를 했다. 사우스비치에서 다운타운으로 이동해야했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다운타운으로 향했다. 아침에 유나는 뭘 사야된다고 해서 일찍 먼저 나갔고 버스승차장에서 만나기로 하고 혁이랑 같이 다운타운 플리마켓으로 향했다. 플리마켓이라고 보기는 좀 애매하고 그냥 아울렛 같은 곳이다.
버스 도착까지는 시간이 좀 많이 남아서 그 안에서 뭘 살게 없을까 하고 두리번 두리번 거렸는데 자석이랑 핀 말고는 딱히 건진 건 없었다. 근데 아울렛이라 그런지 옷들이 정말 저렴했는데… 명심하자 미국가면 옷을 사는게 Dog 이득이다 정말..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유나도 합류했고 키웨스트를 가는 버스에 탑승했다. 물론 렌트를 해서 직접 운전해서 가면 좋겠지만 여기 미동부 마이애미 렌트가격이 상당히 사악했다. 게다가 반납을 하러 다시 와야하는 일정이 되버리면 일정이 꼬여서 저렴한 고속버스를 이용했다. 여행 중에 정말 Flixbus를 애용했는데 버스 안도 깨끗하고 나쁘지 않다. 그리고 대륙의 국가라 그런가 버스 안에 자체 화장실이 있다. 막 엄청 좋은 건 아니지만 급한 용변을 볼때 정말 유용하다. (그래서 맨뒤자리에는 앉으면 안된다…문 열리고 닫힐때마다 깨고 냄새도 가끔 나기 때문에…)
키웨스트는 지도상에 보면 쿠바랑 정말 가깝다. 약 배로 1시간 내로 갈 수 있다고 하니 정말 가깝다는 얘기.. 하지만 사우스비치에서 키웨스트 까지는 대략 3-4시간이 걸렸다. 금방갈 줄 알았는데 워낙 휴양지로 유명해서 그런가 키웨스트로 향하는 차량들이 정말 많았다. 가는 길이 막혀서 그런지 좀 오래걸렸던 것 같다. 한국처럼 휴게소에 쉬고 가는 것이 없어서 그런지 버스안에서 3~4시간은 좀 쉽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계속 이동 중에 도로를 기준으로 양쪽으로 정말 아름다운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도로와 바다 사이의 간격이 멀어 떨어지지도 않았고 도로 자체가 한참 높이에 있지도 않았다. 그래서인지 에메랄드 색깔의 바다를 정말 잘 볼 수 있었다. 도로 중간 중간 사이에 집들이 있고 작은 마을이 있었는데 차를 직접 운전하고 갔다면 살짝 빠져서 구경도 하고 하면 좋았을 것 같았다.
그렇게 키웨스트에 도착하고 나서 처음으로 본 광경은 수탉들이 그냥 자유롭게 도로에서 걸어다니는 것이었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고 닭들도 많이 익숙하다는 듯이 가까이 가도 멀리 도망가지도 않고 오히려 필자가 밥을 먹고 있는데도 가까이와서 뭐 떨어진 것이 없나 먹으러 다가오기도 했다. 그 관련 사진이 있으면 한번 찾아볼게요 :)
키웨스트에 도착하고 나서 숙소로 이동했는데 키웨스트 섬도 은근히 크기가 있어서인지 공항에서 숙소까지는 은근히 거리가 있었다. 우버를 타고 숙소에 도착하고 짐을 풀고 잠깐 휴식을 취했다. 숙소가 2박 3일에 약 인당 30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고 봐도 숙소 가격이 말이 안되게 비싸긴 했지만 리조트가 아닌 일반 호텔급이랑 비교했을 때는 어메니티나 방 상태는 나름 괜찮았던 것 같다. 큰 수영장 2개에 자쿠지 1개로 나쁘지 않았다. 게다가 다른 호텔들과 다르게 얼음이나 물이 무료로 제공되어서 편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바라보는 숙소의 모습은 정말 예뻣다.
이제 저녁겸 먹으러 바로 음식점으로 향했다. 음식점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애매한 비주얼의 식당이었는데 주문은 무슨 델리 같은 곳에서 주문을 하면 음식이 나오는데 테이블과 그 외 데코만 식당같이 되어있었다. 연어 샌드위치로 유명하다는 후기를 보고 주문을 해서 먹었는데 애싸베이글에서 먹었던 그 식감과 재료이긴 했지만 크림이 들어가지 않았고 빵도 달라서 오히려 에싸베이글보다 더 담백하면서 맛있었다. 이 때 밥을 먹고 있었는데 바로 옆에 닭들이 책상 밑을 지나가기도 하고 비어있는 옆 테이블 위로 올라와 빤히 식사 중인 우리를 쳐다보기도 했다. 여기는 닭들을 무슨 강아지처럼 풀고 다니는 건가 싶었는데 그냥 어딜가든 차가 많이 다니는 도로가 아닌 공원이나 주택가나 바닷가에 닭들이 정말 많은 동네였다.
그렇게 간단하게 식사를 마치고 너무 멀리 가지는 못하고 금방에 작은 해변이 있다고 해서 걸어서 찬찬히 가봤다. 엄청 작은 해변이었고 메인으로 관리가 되고 있는 해변은 리조트에 투숙하는 사람만 입장할 수 있게 해놨다는 이 부분이 많이 좀 아쉬웠다. 그래도 뭐 크진 않지만 작은 만큼 사람도 그렇게 많지는 않아서 잠깐 시간을 보내다가 숙소로 다시 돌아와 수영장에서 수영도 하고 자쿠지도 가고 하면서 그렇게 하루를 보냈다.
다음 날 숙소에거 저렴한 가격에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고 해서 자전거를 대여하고 시내로 가보기로 했다. 키웨스트는 자동차 없이 자전거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고 오르막이 없는 평지라 수월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다.
그렇게 자전거를 타고 바닷가 주변을 잠시 왔었는데 저녁에 무슨 플리마켓이나 묘기 등 행사들이 있다고 해서 다시 슬리피 조(?)였나 허밍웨이가 자주 들렸다는 펍으로 향했다. 워낙 알쓰기도 했고 뒤의 일정도 있었어서 럼을 한번 마셔봤는데 과일 슬러시에 럼이 같이 섞여있는 술이여서 그런지 달짝지근하고 맛있었다. 그 외 안주는 그냥 일반 레스토랑 안주 급이고 그렇게 막 특별한 음식들은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라이브 공연 그리고 바에서 술을 사겠다고 할 때마다 종을 울리면 사람들이 환호하는 그런 정겨운 느낌을 얻을 수 있다.
그렇게 즐기고 어디 쇼핑몰같은데를 들어가서 잠깐 구경도 하다가 최남단 포토 포인트가 있어서 자전거를 타고 약 15분정도 이동했는데 그곳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줄을 서야 찍을 수 있었고 인도도 좁고 차량도 많이 지나가는 곳이었기 때문에 얼른 얼른 찍고 이동해야 했다. 막 엄청 예쁜 구도의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왔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자전거를 타고 다른 해변으로 또 이동했다.
키웨스트 해변도 마이애미 못지 않게 해조류가 너무 많았다. 아예 바다에 들어가고 싶지 않게 느껴지는 수많은 해조류들이 쓰레기마냥 쌓여있고 흙탕물이 되어버려서 정말 꺼리게 되는 바다긴했다. 하지만 다리를 따라 좀 더 나가보니 그쪽물은 정말 맑았다. 사람들은 그곳에서 바다로 입수해 물놀이를 즐기기도 하고 다이빙도 하고 했다.
확실히 다리에서 바다로 내려갈 수 있게 계단을 만들어놓은 걸 보면 해변에 해조류가 많이 쌓이고 하니까 이쪽으로 가라고 한 나름의 배려가 아닐까..? 그쪽으로 잠시 발만 담궜더니 물고기들이 맞이해주듯이 주변으로 몰려들어왔다. 물론 먹이인줄 알고 그랬던거겠지..? 그래도 맑은 물을 보니 뭔가 마음이 편해지고 여유로워졌다고 할까.. 정말 키웨스트에서 제일 만족한 바닷가였던 것 같다.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가 다시 플리마켓과 매점, 음식점, 묘기등 다양한 이벤트들이 열린다는 곳으로 향했다. 조금 늦게와서 그런지 플리마켓은 거의 마무리되어 가는 느낌이었고 묘기같은 스턴트(?)라고 해야하나 그것도 거의 끝나갔다.
바 앞에서 춤을 추시는 노부부 커플댄스 등 여기저기 주변을 구경하다보니 어느덧 해가 지기 시작했다. 모두들 해가 지는 바다 근처에 앉아 누군가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하는데 그걸 들으며 그렇게 2번째 키웨스트에서의 저녁을 보냈다.
이젠 유나와의 마지막 저녁을 먹으러 시내로 나갔다. 시내에서 양념된 해산물을 요리를 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그렇게 우리의 동부 여행을 마무리 짓게 되었다.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다음날 헤어진다고 생각하니 많이 아쉽기도 했는데 우린 서부로 넘어가야 하고 유나는 애틀란타에서 지인을 만나서 시간을 보내다가 한국으로 귀국을 해야 하는 상황이였어서 어쩔 수가…없었다.
:(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우버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유나 비행기 시간이 우리보다 1시간 더 빨라서 좀 아슬아슬 하게 도착했던 것 같다. 그렇게 유나는 우리와의 여정은 여기까지고 혁철이와 단둘이 서부여행의 이야기가 이어질 예정이다. 그럼 우린 서부 LALA LAND 의 도시 Los Angles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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