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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리즈/My Movies

[영화 | “나는 이제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다.” 오펜하이머 후기]

by B55hyun 2023.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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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I am become Death, the destroyer of Worlds.”



결국 3시간의 장정을 영화 오펜하이머를 보고 와서 이렇게 후기를 적어보게 되었다.

정말 3시간짜리다;;


일단 저 위의 말로 영화는 상당한 임팩트로 시작이 된다. 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저 말을 영화 앞과 중간 그리고 끝에서 언급을 했을까?

오펜하이머 -출처: maireclairekorea-


이 영화는 특별히 스포라고 할 것은 없고 오펜하이머에 대한 위인기 같은 영화라 역사를 알고 이에 대한 사전지식이 있다면 크게 스포라고 할 것이 없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다.

일단 정말 수많은 과학자들과 정치인들이 나온다. 등장인물이 정말 많이 나오게 되면서 한순간 한순간의 내용을 놓치게 되면 어쩌지라는 걱정을 하게 만들어서 좀 당황스럽긴 하지만 영화가 끝나고 나면 정말 핵심 몇 명의 인물들만 이름을 알고 있거나 그 얼굴 그리고 그 캐릭터가 무슨 말을 했었는지만 기억을 하는 정도라면 크게 이름을 몰라도 상관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 많은 과학자들이 초반부터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좀 유심히 기억하면서 보면 후에 내용을 이해하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된다.

과학자 이름도 이름이지만 상당히 러닝타임이 길다. 대략 3시간 정도가 되는 정말 장편의 영화이다. 그래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보는 데는 다 이유가 있듯이 3시간이 전혀 지루하지는 않다. 다만 액션이나 큰 스케일을 기대하고 이 영화를 본다면 많이 실망할 수도 있다. 뭐라고 해야 할까 이미테이션 게임이라는 영화처럼 막 학문적 탐구가 치열하게 일어나고 한 숫자가 틀려서 다시 해야 되고 이런 급박한 상황 연출 방식은 오펜하이머 영화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핵폭탄을 만드는 과정은 상당히 순탄하게 흘러가며 우리가 모두 알듯이 성공적으로 핵폭탄을 만들어진다. 다만 우리가 이 영화를 보면서 봐야 할 포인트는 어떤 한 과학자의 시점을 중심으로 봐야 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놀란 감독이 의도한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오펜하이머 -출처: 다음-


그리고 한 가지 더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바로 당시의 미국 역사다. 미국의 역사를 조금이라도 알고 있어야 그나마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물론 시대적 배경과 짤막하게 당시 이야기를 설명해주긴 하지만 좀 뭔가 보면서 사전지식이 없으면 좀 이해하기 어려운 당시 해당 정치가가 무슨 주의를 내세웠었는지 모르면 보다가 저 사람 이름이 왜 나오는 거지 하고 의문을 가질 수 있기도 하다. 물론 전체적인 내용의 이해에는 전혀 지장을 주지 않지만 작고 작은 디테일들을 놓칠 수 있기 때문에 알아두면 좋다. 예를 들면 중간에 존 매카시라는 이름이 나오는데 누구야 하는 반응을 심심찮게 느낄 수 있었다. (물론 필자는 정외과를 나왔고 미국역사 전공수업을 이수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해는 잘 되었다. 다만 과학자 이름이 외우기 좀 힘들었을 뿐..)

내가 오펜하이머 영화 감상평을 적는다면 제목이나 부제목으로 ”핵분열을 정작 성공시켰지만 정작 분열된 것은 오펜하이머 자신이었다. “라고 적어볼 것 같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고 나온 나의 전반적인 생각도 여기에 많은 비중을 갖게 되었다. 영화를 보면서 생각보다 오펜하이머는 정말 순진한 사람이었구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단순히 생각하는 사고로 시작된 그의 이야기는 나중에 여러 가지로 분열되는 자신의 과거에 대한 약간의 후회랄까.. 이후 복잡한 심정을 보여준다.

마지막 장면에서 알버트 아인슈타인과 담소를 나누면서 하는 이야기가 있다.

“알버트 이제 시작된 것 같아요.”

이젠 핵분열이 아닌 핵무기의 등장으로 인한 새로운 세계가 연쇄반응처럼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미국이 핵무기를 만들었다고 해서 그리고 그 핵무기를 정말 사용함으로써 앞으로 더 이상의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던 신념이 나중에 가서는 그 생각에 대한 자신의 순진함을 자책하는 것 같은 표정을 보여준다. 그 시대적 배경과 당시 상황을 고려해 볼 때 필자는 어쩔 수 없는 횡보였다고 생각한다. 물론 개발한 것은 과학자, 그 무기를 쓸지 말지 정하는 것은 정치인들이라는 것에서 정말 현실적인 면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오펜하이머라는 물리학자가 인간으로서 가지는 최소한의 양심의 가책과 이 무기가 자신이 의도했던 대로 완전한 평화를 가져다줄 것이라는 오판과 걱정이 트루먼 대통령과의 담화에서 나타난다. 하지만 정부한테도 문전박대를 당하고 스파이로 몰리게 되면서 마지막에는 스스로 힘든 시기를 보내게 된다.

이 영화는 정말 많은 것을 시사해 주는 것 같았다. 수많은 등장인물에 각각 인물이 바라보는 그 관점에서 이 영화를 생각해 본다면 더 매력적인 영화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기억이 안 나지만 수소폭탄을 만들자고 했던 그리고 그것을 사용하자던 그 입장의 과학자들과 이를 반대하는 오펜하이머, 오펜하이머를 시기 질투 그리고 복수심에 불타있던 스트로스(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배우)의 이야기 정말 다양한다. 마치 여러 가지 원들이 겹치고 겹쳐 여러 개의 교집합을 만들듯이 서로서로가 엮여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중에서도 스트로스와 오펜하이머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기도 하지만 스트로스가 누군지 모르고 갑자기 청문회로 시작하는 영화가 당황스러울 수 있다. 그래서 김지윤 선생님의 유튜브나 타 유튜브를 통해 사전 지식을 알고 가시면 아마 더 영화를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왼쪽 여배우분과의 섹스씬이 있다 -출처: TV리포트-


그리고 영화를 보기 전에 좀 당황스러울 수 있는 장면들이 나온다고 하는데 뭐.. 나이가 26살이라 알건 다 알아서 그런지 뭐.. 대수롭지 않게 봤다. 섹스를 하는 장면이 나오긴 하는데 뭐 그렇게 애로영화처럼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오펜하이머가 좋아했던 연인의 대한 이야기가 잠깐 나오게 되면서 연출된 장면인데 크게 뭐 신경 쓸 내용은 아닌 것 같다. 그 외에도 과학적 상식이 거의 무지한 일반인이 가볍게 봐도 충분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알 수 없는 수많은 주기율 표니 공식이나 이런 건 잘 언급도 안되고 주로 인물 중심의 서사이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좋지만 다만 관련 역사 공부나 관련 사전지식 설명해 주는 유튜브 1~2개 정도를 보고 오시는 걸 정말 강력 추천드린다. 그리고 수많은 과학자들 중에서도 결국에 자주 언급이 되고 자주 얼굴을 내비치는 과학자들은 언급된 이름에 비해 몇몇 되지 않는다. 그래서 너무 과학자 이름을 집중해서 외운다거나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오펜하이머 공식 포스터 -출처: 나무위키-


나는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다.. 이 말이 결국 이 핵폭탄을 만든 사람은 자신이고 자신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하였고 이 새로운 인종을 자멸의 길로 이끌 수 있는 이 무기를 개발함으로써 또 다른 사회적 세계적 연쇄반응을 일으켰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핵무기 개발 전의 오펜하이머의 태도와 개발 후 핵무기의 위력과 그로 인한 사상자들의 사진을 보고 다시 회의감과 후회 걱정을 하는 후반의 오펜하이머의 자아분열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단순히 놀란 감독이 위인전 영화를 만들고자 했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에는 놀란 감독만의 특별한 메시지나 보는 관점의 변화를 주고 싶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 여태까지 대부분의 놀란 감독 영화를 보면 그렇기 때문에.. (인셉셥, 테넷 등등) 그래서 나는 저 구문을 영화 초반 중반 후반에 언급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핵분열은 곧 스스로의 자아분열이 나타내고 핵폭탄으로 세상의 파괴자라는 표현은 평화를 생각했던 과학자에서 실제로 이 무기로 수많은 사람들을 죽인 장본인을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인 평으로 나는 중간에 살짝 지루할 뻔했던 장면을 제외하고서는 10만 점에 9점을 주고 싶다. 분명 호불호가 갈리지만 사전지식과 역사에 관심이 좀 있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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